삼성 갤럭시 기어S3 클래식 사용기

기어 S3 클래식, 사용기간: 3개월

별한 날이 아니면 기어 S3를 벗기가 어려워졌다. 여기서 말하는 특별한 날이란, 특정한 시계를 차고 나가야 하는 날이나, 무거운 짐을 들어야 하는 일, 또는 시계 표면에 스크래치가 날 수 있을 정도의 환경에서 정비를 하는 시간이다.

기어 S3는 내가 미처 신경 쓰지 못했으나 꼭 필요한 것들에 대하여 이야기 해 준다. 예를 들면 운동이 필요하다거나, 다음 미팅을 위해 출발해야 한다, 또는 내가 어떤 환경에서 수면을 취하고 있다는 정보 말이다. 이런 정보들은 필수 영양제처럼 효용이 높다. 이것은 아마도 스마트워치를 한 달 이상 사용해 본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나라고 처음엔 그 효용을 알았겠는가? 그렇지만 매일 먹던 영양제가 끊기면 다음 날부터 영향을 느끼듯, 스마트워치가 없는 하루는 빈 손목을 들었다 놨다 할 정도로 부재가 컸다.

오버하는 것 같다고? 그렇게 생각한다면 하는 수 없다. 나도 스마트워치를 차고 호들갑 떠는 사람들을 보며 같은 생각을 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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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기어S3, 기본 화면을 파일럿 다이얼로 사용하고 있지만, 화면을 자주 바꾸며 기분 전환을 하는 편이다.

오버라는 말이 나와서 말인데,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면 ‘비서를 한 명 고용한 기분’이다. 20대 후반에 비서를 거느리는 기분이 어떠냐고?

아까도 말했듯이 ‘특별한 날’ 아니면 벗고 싶지 않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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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은 베젤을 돌리거나 푸시 버튼을 눌러서 조작하는 방법과 패널을 터치하는 방법이 있다. 피니싱과 소재감이 아날로그의 그것과 몹시 흡사하다

정말 편리했지만 불편했던 점도 없지 않았다. 와이파이 패스워드를 입력하기 위해 키보드를 호출하면 () [괄호 기호]를 입력할 수 없다. 느낌표, 물음표, 쉼표는 흔한 패턴이라 키보드에 존재했으나 괄호 기호 또한 생각보다 자주 등장하는 패스워드 입력 패턴으로 생각된다. 워치 자체를 마스터로 사용하는 경우, 괄호 기호가 필요한 와이파이 접속시 연결이 불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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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를 사용하여 기기와 통신하는 경우, 블루투스로 정보를 주고 받는 방식이다 보니 웹 통신이 필요한 어플(ex) 지하철, 지도 정보, 유투브 동영상 플레이어 등)의 경우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 친구의 갤럭시 7로 연결해 사용해 본 결과 쾌적하게 동작하는 것을 확인하고 휴대폰을 바꿀까 강하게 고민해 볼 정도였다(물론 과장이다). 다만, 기어 개발진에게 바라는 바가 있다면 아이폰용 어플리케이션을 발매할 때 ‘사용자 기능이 제한될 수 있음’이라는 경고 창이나, 어플리케이션 샵 접속시 특정 소켓이나 API를 이용하여 어플리케이션이 필터링 되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사용자는 ‘기어 S3가 먹통이다’는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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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의 ‘들어서 깨우기’를 영화관에서 적용하지 않는 시스템을 적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기어 S3를 차고 영화를 보다가 다이얼 화면이 켜지는 바람에 눈이 부셨던 경험이 있다. 와이파이로만 연결이라던가, 걸음이 멀어져서 마스터 디바이스와 커넥션이 끊어졌을 때, (연결 상황의 변화)알림이 있었으면 좋겠다. 카페에서 휴대폰을 테이블에 두고 화장실을 간 적이 있었는데, 디바이스가 분리되고 다시 연결이 되지 않아 깨나 많은 노티를 놓친 경험이 있다. 또 한밤중에 디바이스를 켤 때가 있는데, 그때 밝기가 설정 최대치로 밝아졌다가 주변 환경에 맞게 조정되더라. 시스템적으론 그게 맞는 것 같긴 한데, 사용자 입장에서는 소위 ‘눈뽕’ 맞은 느낌이다. 이들 내용을 반영한다면 더 나은 기어 S 시리즈가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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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사용한 모델은 갤럭시 기어 S3 클래식 모델이다. 프론티어 모델보다 케이스를 정돈한 느낌이다. 그러나 프론티어와 클래식은 컨셉만 다를 뿐, 피니시나 완성도에 들인 노력이 동등하게 들어간 느낌인 것이 신선하다

소프트웨어 완성도는 만점을 줄 수 없다. 아쉽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히 언급해야할 부분이다. 부족한 앱 수 때문이다. 삼성 갤럭시 기어 S3의 활용도나 지원 기능은 만점에 가깝게 올라왔으나, 현대 스마트 디바이스는 사용자와 개인 개발자가 소통하는 환경 위에 조성되어 있다. 즉, 제조사는 프레임워크 제공자로서 개인 개발자들과 유저 사이에 소통이 발생할 수 있는 훌륭한 생태를 조성해줘야 한다. 삼성이 조금 더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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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피니시의 경우 만점 가까운 점수를 주고 싶다. 통통한 두께를 극복하기 위한 브러시드, 글로시 가공의 혼합으로 케이스를 구성한 것도 그렇고, 버튼/베젤의 완성도도 좋다

그러나 시계 하드웨어 완성도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시인성 높은 레티나 다이얼에, 선레이 트릭으로 다이얼 화면에 생동감을 준 점, 케이스의 마감과 미감은 삼성이 물성있는 제품을 대하는 철학과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부분이다. 기어 S3 개발자들이 개선해야 할 부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잔버그와 유저 인터페이스, 설정부만 조금 더 손보면 그만이다. 그러나 어플리케이션 개발이나 생태계를 조성하는 부분은 이제 시작이다. PM과 기획자의 기지가 발휘되어야 할 때다. 기능에 대한 설명은 타임포럼 링크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한 번 확인해보기 바란다.

스마트워치는 이제 ‘시계’라고 인정하고,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이 하나 둘 늘고 있다. 좋은 징후다. 새로운 물건이 대중적으로 인지를 얻는다는 것은 그것의 기능이나 디자인이 급속도로 개선될 것이라는 뜻이다. 제품이 극한의 완성도를 향해 내달릴 수 있을 때, 인류는 그것과 함께 진화할 수 있다. 나는 삼성 갤럭시 기어 S3가 그 시작이라 감히 선언하고 싶다.

끝.


본 기사는 2017년 2월 타임포럼 <4인이 말하는 기어 S3>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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