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을 마감하며

한 친구가 있다. 이름은 밝힐 수 없으니 김도양이라고 하자. 김도에 양을 붙인 김도양. 나는 김도양이 참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녀가 부러웠다. 그리고 네 생각이 났다. 우리에게 김도양 같은 마음의 여유와 용서가 있었다면, 어쩌면 조금은 더 오래 볼 수 있는 얼굴로 남지 않았을까. 모르겠다.

용산역 에이치 앤 엠에서 옷을 두어 벌 샀다.  사실 세 벌 샀다. 유니클로에서 산 바지까지 하면 네 벌이다. 시점은 유니클로가 먼저인데, 두 벌이 청바지다. 처음엔 마음에 드는 청바지가 없었다. 대안 청바지 하나를 샀다. 그런데 마음에 드는 그것이 애이치 앤 엠에 있더라. 결국 청바질 하나 더 산 꼴이 됐다.  환불하면 되지 않냐고? 지금은 둘 다 자취방 세탁기에서 회전하고 있다. 교환/환불은 택을 떼지 않은 채 영수증과 함께 일주일 내에 반품해야 한다.

나는 이제 시간이 제일 아깝다. 여전히 통장은 비어있지만 그래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남는 시간이 삼 년쯤 있었으면 좋겠다고 처음 본 사람에게 말했다. 그 사람은 두 어가지 사례를 들었다. 결국 3년은 다 뻔한 소리고, 지금 잘 하라는 소리로 해석하기로 했다.

나는 지금 <비치 온 더 비치>라는 영화를 보고 있고, 4월에 3월을 마감한다. 몸에선 살짝 미열이 돈다. 영화는 어설픈 청년들이 살을 비비고 있다. 아름답다. 오버해서 부럽다 생각했다. 홍상수 영화를 즐거운 듯 카피한 감독의 영화를 보며, 나는 영화보다 등장 인물을 부러워 하고 있다. 흰 도화지 같은 면이 아직 남아 있을까, 이런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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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

장미라는 이름을 바꾸어 불러도 향기는 그대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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