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을 마감하며

유월에는 미처 마감을 못 했다. 어떤 바쁜 일이 있었던 걸까? 기억이 잘 나지 않아서 캘린더를 열었다. 달력엔 누가 누가 생일이었다는 표시뿐. 특별할 일이 없었다. 오히려 유월은 마감 흔적을 남겼던 달에 비해 일정이 더 적었다. 소셜미디어엔 소설을 한 편 쓰기 시작했다는 흔적만 남아 있었다. 소설은 7월을 거쳐 지금까지 이어진다. 작년에 이은 두 번째 단편 소설이다. 주인공 이름이 눈에 선하다. 지문, 박정, 승아, 유섭, 지원이까지. 이제는 모두들 내 친구인 것만 같아서, 그리운 감정마저 문지방을 넘나든다. 나는 이 친구들을 만나느라 그렇게 바빴구나.

‘앞으로 내가 사랑해야 할 커튼.’

얼마 전 소셜미디어에서 읽었던 문구다. 짧은 한 마디에 나는 마음이 동했다. 문장을 옮겨적었다. ‘사랑하는 것은 받아들이는 것도 포함하는구나’ 싶어서. 나고 자란 곳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나, 타임라인 아래서 사랑을 한다. 취향이 다르다는 것, 애정을 담아 사물을 바라본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비로소 자신의 변화로 이어진다는 것까지. 당신의 마음이 다른 것으로 전이되어 표가 났다. 사랑은 참으로 문학적이구나, 생각했다.

식물을 잎사귀 아래서부터 어루만지다, 물관에 힘이 없는듯싶어 함빡 물을 주었다. 물줄기는 수도꼭지를 타고 유선형 이파리를 지나 손바닥 위로 천천히 떨어진다. 눈은 미처 잠이 덜 깨서 식물의 이곳 저곳을 더듬는다. 결국, 물방울의 부스러지는 촉감이 감각을 먼저 깨운다. 멀리서 들리는 재즈 소리, 실외기 돌아가는 소리, 창가 쪽에서 전해지는 열기, 소셜미디어 속 누군가의 한 마디. 모두 여름/일요일 아침/8월이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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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

장미라는 이름을 바꾸어 불러도 향기는 그대로 남는다

7월을 마감하며”에 대한 답글 1개

  1. 소고님 소설 중에 ‘감기’, ‘피로’ 그리고 ‘내기’를 읽으면서 참 많이 공감했던 기억이 문득 들어요. 소설들 속의 사건들과 대화들은 정말 어디선가 한 번쯤 문득 들어보았을 것들이에요. 아마 소고님이 일상의 무언가를 캐치하고 그걸 글 속에 녹이는 능력이 있어서라 생각해요. 앞으로도 좋은 소설 기대하고 응원할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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