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ause: 명상하는 창업가들 “애자일 속의 마음챙김” 참여 후기


어제, 선릉 구글캠퍼스에서 <명상과 애자일>을 주제로 모임이 있었습니다. 명상을 주제로 매주 다양한 세션이 열리고 있었는데, 제가 좋아하는 애자일컨설팅 김창준 대표님께서 참여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신청해서 다녀왔습니다. 120명 정원이었는데, 개시 일주일만에 마감 되더라구요. gPause 모임은 매달 열리고 있다고 하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온오프믹스에서 gPause로 검색하셔서 참석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gPause란?
gPause는 구글의 멈춤이란 뜻에서 이름 지어졌다고 합니다. google의 107번째 엔지니어인 차이 멩 탄에 의해 시스템으로 개발된 감성지능명상 리더쉽 프로그램의 이름입니다. 명상이라 하면 종교적 색채와 신비주의를 떠올리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멩이 추구하는 명상은 두뇌훈련 프로그램입니다.

행사는 유정은 대표님 주관으로 시작됐습니다. 유 대표님은 한국내면검색연구소 소장으로 멩이 만든 프로그램의 첫 번째 인스트럭터입니다. 대표님은 구글 캠퍼스에서 주기적으로 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김창준 대표님께서 마음관리와 애자일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해 주셨습니다.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프로그램 이후 김창준 대표님을 알게 되고, 블로그와 번역서를 읽었던 저에게는 내적 반가움 가득한 시간이었습니다.


김창준 대표(이하 김): 저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다가 애자일 방법론으로 사업을 시작하고, 현재는 조직과 개인의 변화를 돕는 일을 하고 있어요. 오늘은 마음챙김이란 단어를 국한해서 해석해보려고 해요. 제가 줄이고자 하는 마음챙김이란 마음을 다스리는 심리적 상태. 그것을 생각하고 오늘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제가 이야기를 다섯 가지 정도를 드릴거에요. 이 이야기를 들으시고 애자일과 마음가짐에 대해서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 생각해보세요.

이야기1. 어린왕자 아시죠? 어린왕자가 도착한 어떤 행성에 등대지기가 있었어요. 이 등대지기는 행성에서 낮이 되면 불을 끄고 “굿 모닝” 이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밤이 되자 불을 켜고 “굿 이브닝”이라고 말을 해요. 그런데 이 불을 켜고 끄는 주기가 너무 빠른거에요. 탁, 탁, 탁, 탁. 그래서 어린왕자가 왜 그러냐고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등대지기가 말해요. “어떤 지시가 있었다”고. 어떤 지시냐면 해가 뜨면 불을 끄고, 해가 지면 불을 ㅕ라고요. 근데, 이 행성의 자전 주기가 점점 빨라지니까 자기는 피곤한데, 이걸 계속 해야 한다는 거예요.

이야기2. 칼 와익(Karl Weick)이라는 경영학자가 있어요. 이 사람이 2001년에 조사를 하나 합니다. HBO라고. HBO는 고신뢰 조직(High Reliability Organization)이라고 해서, 세계 최고의 믿음을 보이는 회사를 조사하는거예요. 어떤 구성원이 있고, 그 구성원은 어떻게 행동하길래 사고가 안 나는지를요. 이 분께서 한 원자력 발전소로 관찰을 나갔는데, 마침 안전감사가 있었던거예요. 한 감사원이 한 직원에게 그런 말을 해요. “아, 이거 매뉴얼대로 하지 않고 왜 멋대로 하냐”고. 그런데 그 이야길 들은 직원이 들은 체를 않아요. 그래서 계속 “왜 매뉴얼대로 안 하냐”고 해요. 하도 감사원이 그런 말을 하니까, 그 직원이 얼굴이 빨개져서 정말 매뉴얼대로 했어요. 그랬더니 조직이 ‘무한루프’ 상태에 빠져서 기능을 못 하는거예요. 칼 와익은 여기서 안정성이 높은 조직이라고 해서 모든 규칙을 잘 따르는 편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합니다.

이야기3. 한 경영학자가 연구를 합니다. 도요타 방법론을 도입한 곳을 모두 조사했어요. 한 군데만 제외하고 도요타 방법론이 모두 실패했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실패하지 않은 조직이요? 도요타에요. (웃음) 이제 왜 그런지가 중요하잖아요? 도요타 공장에서 일 년에 실행되는 아이디어가 약 5천개라는 거예요. 도요타가 도요타에게요. 그러니까 도요타 내부에서 중요한 것은 특정한 ‘실천 방법론’이 아니라, 계속 변화하는 그 상태에 있는거예요. 안돈이라는 대표적인 도요타 방법론이 있어요. 안돈이 뭐냐면요, 하나의 불량품이 발생했을 때, 그 곳만 공정을 정지하는게 아니라 공장 전체가 멈추는거예요. 많은 조직들이 거기에 꽂혀서 다 안돈을 도입했어요. 근데, 그거때문에 도요타가 경영 품질이 좋아졌을까요? 많은 조직들이 이걸 보고 도요타를 모방했어요. 그렇지만 실제론 도요타의 극히 일부만 보고 있던 것은 아닐까요?

이야기4. 한 연구자가 중독 상담에 효과적인 방법을 찾고 있었어요. 그래서 실험을 하나 합니다. 실험군과 대조군을 분리했어요. 그리곤 상담가들에게 같은 이론을 가르치는데, 그 방법이 조금 다릅니다. 한 그룹은 상담 규칙을 엄격하게 준수하게 하고요, 다른 한 상담사군에는 이론을 전수한 다음 네 마음대로 상담하라고 지시해요. 어떤 상담사 군이 중독 치료에 더 효과적이었을까요? 답은 후자였습니다.

이야기5. 안나 카레리나의 소설 중 이런 구절이 있어요. “모든 행복한 가정은 그 이유가 같지만, 불행한 가정은 그 이유가 제각각이다.”라는.

김: 자, 애자일과 마음 챙김 이야기 다섯 개를 들으셨는데요, 이 다섯가지 이야기가 마음챙김과 어떻게 연관이 될까요? 지금부터 5 분간 이야기를 나눠보고, 대화를 공유해볼게요.

참가자: (손을 든다)

김: 네.

참가자: 정해진 규칙을 인지하되 자유롭게 시도하고 변화하려는 마음가짐이 결과적으로 마음가짐에 도움이 된다 라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김: 다른 분 안 계실까요?

참가자: 저희는 등대지기가 괴로울 뿐이지 나쁠건 없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결국 불을 계속 켜고 끄면서 힘들기야 하겠지만 아무도 피해보는 사람은 없었잖아요.

(일동 웃음)

김: 재밌는 이야기예요. 틀리지 않아요, 그럴 수 있어요. 이번에는 다섯 가지 이야기를 연결해서 말씀해주실 분 계실까요?

참가자: 관념을 내려놨을 때의 자유로움이요.

김: 그렇다면 마음챙김이랑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요?

참가자: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내려놓고 명상을 할 때 마음이 편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김: 맞아요. 여기서 주의하셔야 할 게, 제 의도는 있겠지만 정답은 없어요.

참가자: 모든 사람들이 결과에 집중하고 과정에 집중을 안 했던 것 같아요. 중독 치료에서요, 규칙대로 한다면 중독을 극복하는 일이 아니라 결과에 집착하게 되고, 이 사람이 왜 중독이 됐는지 모르게 돼요. 왜인지 더 깊게 알아보고, 이유와 해결 방법에 대해서 각자 이유가 있을텐데 그것을 찾고, 더욱 자유롭게 분석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어요.

김: 좋아요. 이제 제가 이야기를 해 볼게요.

첫번째 이야기. 세상은 바뀌었는데 지시(인스트럭션)을 그대로 수행하는 일. 상황이 바뀌었어요. 행성은 계속 빨라지는데 지시는 옛날거에요. 우리는 상황이 달라졌는데 철 지난 지시문을 계속 반복하는 경우가 있죠.

두번째는 우리의 상식이 깨지는 부분이에요. 최고의 기관은 최고로 정교한 규칙이 있을 것 같은데, 우리 상식이 깨지죠. 최고의 조직은 날카롭고 명명백백한 규칙이 가득한 곳이 아니라 유연한 곳일 수가 있어요.

세번째. 도요타 실천법에서 ‘방법’이 아니라, 도요타에서 나오는 아이디어가 발산하는 그 공간을 구성해야 하는거예요. 이게 아니고 도요타에서 나온 결과를 따라하는 것은 겉모습만 따라하는거죠.

네번째. 규칙만 보니까 내담자의 반응을 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해요. 내 프로세스에 맞춰서 상대를 처리하려 드는 거죠. 상담은 이보다 더 복잡하고 심오한데도요. 복잡성이 높은 사건의 경우에는 이론을 강조하는 행위가 오히려 더 해악이에요.
다섯번째. 부부관계엔 최선의 방법(best practice)이 없어요. 사람마다 느끼는 바들이 다 다른데, 그 모든 감각을 차단하고 패턴을 찾으려는 행위가 더 반 생산적일 수 있다는 비유예요.

전문가일수록 유동적(flex)인 것 같아요. 못하는 사람일수록 자극을 차단하고, 새로운 자극이 오면 쳐내기 바쁜데, 유동적인 사람들은 모든 자극을 받아들이면서도 취사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거죠. 그러니까 마음 챙김, 영어로 mindful 이라는 것은 우리의 직관과 반대일 수 있음을 이야기 하고 싶어요.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mindful이 필요한 상황. 그러니까 복잡하고, 불확실한 상황일수록 유동성이 필요한데, 우리는 급하고 복잡한 상황일수록 규칙을 찾고 딱딱해지려고 들어요.

애자일 방법론은요 소프트웨어를 만들때 협력하는 방식이에요. 일을 하면서 mindful하게 일을 할 수 있는 장치가 애자일 안에 있는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애자일 방법론을 배워서 실천할 때 놓치는 게 있어요. 바로 ‘수동적으로 적용하려는 것’ 이에요. 애자일은 영어로 애자일(Agile) 그러니까 기민하다는 형용사인데, 사람들은 이것을 명사처럼 쓰려고 해요.

기민한 건 항상 빠를 필요는 없어요. 애자일의 핵심은요, 알아차리는 것 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애자일에서 알아차리는 과정, 환경을 빼고 나머지 규칙만 가져가려고 해요. 사실은 그게 아니고, 애자일에서는 어떻게 멍-해지는 시간을 극복하는가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요.

(허락된) 시간상 한 가지만 이야기 해 볼까요. 사람의 성향상 복잡하고 어려운 일을 만나면 계획을 세우려고 해요. 그런데요, 이게 정말 맞을까요? 본성에 의하면 사자가 달려든다고 하면 피해야죠. 계획이 아니고. 그런데 현대사회에선 적용이 어려운 문제가 있으니까. 현대적으로 말을 바꿔볼게요. 현대사회에선 불확실한 문제가 위험한 것이겠죠. 그러면 우리는 계획을 짜요. 그런데 이 계획은 정보를 생산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아무리 모여서 회의를 한들 새로운 정보가 만들어지진 않아요. 바깥으로 가서 고객을 만나고, 위기를 인지하는게 오히려 정보가 생산되는 거죠. 그러면 우리는 계획을 왜 짤까요?

계획을 열심히 짜면요, 우리는 안심하게 돼요. 경영학에서 리스크 분석(Risk Analysis)이 있는데, 이것의 모순은 리스크 분석을 열심히 하는 조직이 오히려 리스크에 더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는 거예요. (일동 웃음) 무슨 말이냐면, 우리는 안심할 수 있는 리스크만 이야기를 꺼내게 돼요. 지금 당장 우리 팀원 중 한 명이 사고로 죽는다면? 이런 말은 못 꺼내는거죠. 말이 안 되는 것 같으니까. 따라서 계획이 꼼꼼하면 꼼꼼할수록요, 미래의 불확실성은 떨어지지 않아요. 그냥 안심하게 될 뿐이예요.

두 번째, 계획을 열심히 짜면요, 매몰비용 효과가 생겨요. 우리가 계획을 얼마나 열심히 세웠게요? 이때 매몰된 비용 때문에 현실을 왜곡하기 시작해요. “아닐거야~”, “그 사람이 실수한거겠지 뭐.” 이미 사기 다 당했는데. 결국 계획이 실제를 망칠 수가 있어요. 따라서 계획이 아니라 계획하기가 중요해요. 그러니까 과정이요. 애자일에서는요 먼 미래일수록 대충 기획해요. 가까운 미래는 차등을 두면서 계획을 합니다. 그리곤 어떤 미래가 올 때마다 그 일을 전환삼아 앞 뒤로 계획을 수정해요. 모든 계획에는 권위가 있어요. 그리고 권위가 있으면 영향을 받는 사람은 수동적으로 변해요.

어떤 두 그룹이 있었습니다. 한 그룹에는 교과서를 그대로 가르쳐요. 두 번째 그룹은 교과서의 어미를 바꿉니다. 첫 번째 그룹의 교과서가 ‘~이다.’ 같은 어미로 끝나면 ‘~일 수도 있다’ 이렇게요. 잠정적인 어미를 둡니다. 이렇게 공부를 시키고 테스트를 봤어요. 그랬더니 암기나 팩트에 대한 기억력은 두 그룹이 비슷해요. 그런데 학습 전이(transfer, 응용)가 필요한 문제가 나오면 두 번째 그룹이 훨씬 더 잘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더 좋은건 두 번째 그룹이 교재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았어요. 진리를 선언해버리면 사람이 생각을 접어버려요. 우리는 계획을 좀 무시할 필요가 있어요. 애자일에선 계획을 어설프게 만들어요. 일부러요. 간트차트라고 들어보신분 많으시죠? 간트차트는 포스트잇에 어설프게 텍스트를 덕지덕지 써서 붙여요. 그거 의도된거예요. 의도된 어설픔. 그러면 무슨 일이 생기냐. 도전 욕구, 참여욕구가 생겨요. 에 저거 뭔가 어설픈데, 나도 새로운 이야기 해 봐야지. 하는 거요. 깔끔하게 정해진 틀에서는 사람들이 몇 가지 정해진 수준의 사고로 제안밖에 못 해요. 창의성이 필요한 일엔 계획을 업신여기게 하는 것. 애자일의 기본이에요. 정리하자면, 1) 계획을 가볍게 보고, 2) 자주 업데이트 하는게 좋다. 3) 계획을 업데이트하려면 정보가 필요하고 4) 항상 깨어있는 상태가 된다. 5) 이것을 mindful하다고 표현하고, 이 행위를 반복하는 것을 이터레이션(iteration)이라고 표현합니다.

좋았던 부분을 정리했더니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이 시간 뒤에는 개별적으로 질문을 받고, 답변 해 주셨습니다. 개인적으론 너무나 좋았던 시간이었어요. 지면상 김창준님의 이야기, 그 중에서도 핵심인 질의응답을 싣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반응이 괜찮다면 질의응답 부분을 따로 올려볼게요. 창준님의 강연과 협업이 추상적으로 느껴지신다면 그것은 명상 시간에 다녀온 제 필력이 모자란 탓 입니다. 개인적으론 아래 강의를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OKKY에서 했던 협업에 대한 미신 다섯 가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많은 분들이 자신의 실력을 키우는 일 만큼, 협업해서 더 큰 일을 해내는 것에 관심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시간 만들어주신 유정은 대표님과 김창준 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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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라는 이름을 바꾸어 불러도 향기는 그대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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