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인턴했을 당시의 여름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당시 로우 키 음악을 알려줬던 사람들, 부족한 냉방으로 땀흘려가며 키보드를 두드리던 사람들. 공상과학 같은 헛소리를 지껄이는 나. 먹고나면 속이 더부룩한 싸구려 과자들. 새벽에 고성을 지르며 열중했던 게임. 시간이 무한한 것 처럼 굴던 자신.

열중해서 무언갈 만들고, 그것이 낡을 것임을 알면서도 다시 열중하던 나.

선선한 밤. 맥주 한 잔에도 얼굴이 붉어져서 가성비 좋은 행복을 맛 보는 우리.

사실 ‘정규’직업을 가진 요즘도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다. 게다가 여름이잖나. 물리적으로 달라진 것은 시간 뿐이다. 죽음과 몇 년 더 가까워진 자신 말이지.

내가 그리워하는 것은 어린 그 때, 아무것도 모르고 그 감정을 마음껏 느꼈던 그 시기다.

이 감정은 계절이 바뀜과 동시에 사라질 것이다. 그래서 나는 엄습하는 더위에 짜증이 나면서도 동시에 이 계절을 떨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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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라는 이름을 바꾸어 불러도 향기는 그대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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