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나라에 대한 환상

라라 랜드. 우리말로 하면 흥겨운 나라 정도가 될 것입니다. 라라 랜드란 단어. 그러니까 사전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두 단어를 조어해서 새로운 느낌을 만들어낸다는 일이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조어(말을 만드는 일)은 쉬운데, 그것을 다수에게 공감받게 구성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것을 심상으로 구축합니다. 즐겁게 노래를 부르고 난 다음 침묵이 채우는 쓸쓸함 같은 것들 말이죠.

환상의 나라에 대한 환상은 환상의 나라를 방문하는 즉시 재구성될 것입니다. 환상은 내 머릿속에 있는 것이며 그 심상이 끊임 없이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상이 현실이 될 때 많은 이들은 구체화 된 현실과 손실에 적잖이 놀랍니다. 세계 속 오르막의 개수와 내리막의 개수가 같다는 한 농담처럼, 오를 때에는 내려갈 때가 있음을 염두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 영화가 관객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감성을 자극하는 이유는 끊임 없이 흥겹고 이입될 수 있는 ‘환상’의 소개와 노래가 끝나고 여지없이 현실로 돌아오는 ‘생’이 반복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떤 어른은 이 영화를 보며 하강을 언급하고, 어떤 희망적인 이는 그럼에도 상승을 언급합니다. 환상의 나라가 주된 우리일까, 현실의 나라가 주된 우리일까요? 선택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다수는 현실의 나라가 주된 세계라고 말하겠지요. 현실이 다수에게 설득적이기 때문입니다. 현실의 나라는 리스크가 낮으며 예측 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다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은 있습니다. 환상에 나라에 대한 환상은 추상적이고 예측불가능하며 추락할 위험을 크게 높이지만, 그것이 삶의 이유며 현실을 견디는 이유라 말하는 이들.

환상의 나라에 대한 환상, 현실에 대한 현실 인식. 누군가는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며 중도적인 발언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결국 모두가 사는 곳이 세상임을. 저는 배척보다는 존재를 인정하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조심스럽게 언급하고 싶습니다. 꿈이든, 생이든 모든 선택이 현실이라고요.

소고

장미라는 이름을 바꾸어 불러도 향기는 그대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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