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Editiors, 소설/수필

어른이 되어서도

올해 나의 아버지가 직장에서 퇴직하셨다. 그는 32년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평범한 자연인이 되었다. 내가 서른두 살이니, 아버지는 내가 태어난 뒤 부터 한 해도 빠짐없이 직장에 다녔다. 나는 아버지와 서른두 해를 보내며, 그의 많은 것을 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의 은퇴를 함께 겪으면서 나는 내가 아버지에 대하여 놀랍도록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버지는 가족에 헌신적인 분이다. 그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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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소설/수필

어이없는 여정

지수님과 같이 뮤지엄 산에 갔다왔다. 즉흥계획이었다. 전날엔 20년도 첫 음주를 했고, 숙취로 열두시쯤 일어나 도무지 지적 활동(ex) 유튜브 보기, 책 들고 잠들기)을 할 수 없는 몸이었다. 아무 생각도 하기 싫어서 운전을 하기로 했다. 뮤지엄 산은 강원도 원주에 있는 웅진 재단 미술관이다. 뮤지엄은 골프장 스키장에 들렀다가 기분전환을 하기 위해서나 들러야 할 것 같은 위치에 있다. 그런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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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소설/수필

‘스토리텔링을 잘할 수 있는 22가지 규칙’, 픽사

원문 출처: https://www.aerogrammestudio.com/2013/03/07/pixars-22-rules-of-storytelling/ 이 문서는 엠마 코스트의 트윗을 통해 완성됐다. 엠마는 픽사의 스토리 아티스트다. 그녀가 트윗한 규칙 중 9번(글을 쓰다 막혔을 땐, 다음에 일어나서 안 되는 일들을 작성해보라)은 모든 장르의 작가들이 적용해 볼 수 있는 규칙일 것이다. 다음은 그녀가 작성한 22가지 규칙이다. 등장인물들을 모두 존중하고, 그들이 성공할 수 있게 더욱 노력하라 청중의 입장이 되어 무엇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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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CULTURE, 소설/수필, 음악

톰보이

나는 내 방 책상. 마른 세수를 거듭 하다 이렇게 글을 쓴다. 진심을 다하는 두 사람의 마음은 언제 회상하더라도 마음이 아프다. 특히나 그 끝이 보이는 듯 할때가 더욱이. 사람은 마음을 쉽게 열지 않는다. 미소를 주고 받아도, 긴 호흡으로 말을 주고 받아도, ‘진짜’ 또는 ‘솔직하게’라는 대사가 오가도 그렇다. 그것은 오로지 충분한 분위기 속에서만 발산하고, 때가 되면 누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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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소설/수필

어떤 시간

하루는 여러 차례의 도움을 받고, 몇 차례의 작은 도움을 주며 ‘날(day)’이라 부르는 돌을 세는 일 같습니다. 사람들은 둥근 땅 위 어디서 난지도 모르게 발생하고, 죽순처럼 자라서 오늘 제 어깨를 스칩니다. 저는 왜 사는지 알아내려는 노력을 포기한 지 오래입니다. 그것은 메아리처럼 같은 물음을 반복하게 합니다. 가령, 오늘 제가 어떤 대답을 지어낸다 한다면 바로 몇 시간 뒤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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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CULTURE, 소설/수필, 여행

비 오는 날

비 오는 날 초등학생일 적에 나는 비 오는 날을 좋아했었다. 오늘은 비가 온다며 엄마가 책가방에 꽂아준 2단 우산. 나는 우산이 있어도 그것을 그대로 가방에 넣어두고 비를 맞으며, 노래를 흥얼거리며 귀가했다. “레인 드랍스 폴링 온 마이 헤드”. 어렸던 나는 친구들과 하굣길 언덕을 뛰 내려오며 열 오른 몸이 빗물에 식는 기분을 즐겼다. 그때 흥얼거렸던 곡은 어떤 광고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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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소설/수필

봄의 묵서

조용미   당신은 몸뚱이가 가지고 있는 물질적이고 구체적인 고독에 대해 생각해보았는지요 살가죽의 고독, 눈꺼풀의 고독, 입술 가운데 주름의 고독, 엄지와 검지 사이 살이 구겨진 듯 오래 접혀 있을 때의 고독, 무너지지 못하는 등뼈의 고독, 종아리 속 정강이뼈의 고독, 뭉클뭉클 흘러나오는 어두운 피의 고독을   당신도 혹 이곳에 발붙이고 있어도 늘 저곳을 향하고 있는 마음이 따로 있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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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소설/수필

당신, 이라는 문장

당신, 이라는 문장 유진목 매일같이 당신을 중얼거립니다 나와 당신이 하나의 문장이었으면 나는 당신과 하나의 문장에서 살고 싶습니다 몇 개의 간단한 문장 부호로 수식하는 것 말고 우리에게는 인용도 참조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불가능한 도치와 철 지난 은유로 싱거운 농담을 하면서 매일같이 당신을 씁니다 어느 날 당신은 마침표와 동시에 다시 시작되기도 하고 언제는 아주 끝난 것만 같아 두렵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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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소설/수필

사막을 건너는 여정

잠자는 집시, 앙리 루소(Henri Rousseau 1844-1910), 캔버스에 유채 125.9 x 200.7, MoMA)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 게 오전 세시. 나는 어떻게 계단을 올랐는지 기억조차 남지 않았다. 일이라 불리는 것을 했고, 택시를 불러 탔지만, 간밤에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택시기사는 어떤 얼굴이었는지, 요금은 얼마가 나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갑갑한 구두와 절어있는 셔츠, 왼쪽으로 약간 뒤틀려 묶여있는 넥타이가 지금 나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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