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CULTURE, 소설/수필, 여행

비 오는 날

비 오는 날 초등학생일 적에 나는 비 오는 날을 좋아했었다. 오늘은 비가 온다며 엄마가 책가방에 꽂아준 2단 우산. 나는 우산이 있어도 그것을 그대로 가방에 넣어두고 비를 맞으며, 노래를 흥얼거리며 귀가했다. “레인 드랍스 폴링 온 마이 헤드”. 어렸던 나는 친구들과 하굣길 언덕을 뛰 내려오며 열 오른 몸이 빗물에 식는 기분을 즐겼다. 그때 흥얼거렸던 곡은 어떤 광고의 […]

더 보기
ART, 소설/수필

봄의 묵서

조용미   당신은 몸뚱이가 가지고 있는 물질적이고 구체적인 고독에 대해 생각해보았는지요 살가죽의 고독, 눈꺼풀의 고독, 입술 가운데 주름의 고독, 엄지와 검지 사이 살이 구겨진 듯 오래 접혀 있을 때의 고독, 무너지지 못하는 등뼈의 고독, 종아리 속 정강이뼈의 고독, 뭉클뭉클 흘러나오는 어두운 피의 고독을   당신도 혹 이곳에 발붙이고 있어도 늘 저곳을 향하고 있는 마음이 따로 있진 […]

더 보기
ART, 소설/수필

당신, 이라는 문장

당신, 이라는 문장 유진목 매일같이 당신을 중얼거립니다 나와 당신이 하나의 문장이었으면 나는 당신과 하나의 문장에서 살고 싶습니다 몇 개의 간단한 문장 부호로 수식하는 것 말고 우리에게는 인용도 참조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불가능한 도치와 철 지난 은유로 싱거운 농담을 하면서 매일같이 당신을 씁니다 어느 날 당신은 마침표와 동시에 다시 시작되기도 하고 언제는 아주 끝난 것만 같아 두렵습니다 […]

더 보기
ART, 소설/수필

사막을 건너는 여정

잠자는 집시, 앙리 루소(Henri Rousseau 1844-1910), 캔버스에 유채 125.9 x 200.7, MoMA)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 게 오전 세시. 나는 어떻게 계단을 올랐는지 기억조차 남지 않았다. 일이라 불리는 것을 했고, 택시를 불러 탔지만, 간밤에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택시기사는 어떤 얼굴이었는지, 요금은 얼마가 나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갑갑한 구두와 절어있는 셔츠, 왼쪽으로 약간 뒤틀려 묶여있는 넥타이가 지금 나의 […]

더 보기
ART, 미술, 시계, WEAR

시계를 그림처럼 바라보기 위해서 (2: 근대에서 현대로)

근대에서 현대로 고전 회화는 건너뛰도록 하자. 전근대 회화와 현대 미술을 구분하는 느슨한 기준이 있다면 화가가 자연을 보이는 대로 그리려는 화가였는가, 그렇지 않았는가 하는 구분일 것이다. 초기 세잔의 작업과 르누아르, 마네와 같은 인상주의 화가들이 전자에 속한다. 우리는 위 작업에서 초기 세잔(Paul Cézanne, 1839-1906)의 인상주의적 면모를 볼 수 있다. 사촌을 보이는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빠르게 칠해내려간 붓질과 […]

더 보기
ART, 미술

현대 미술 담론 03

이 글은 현대미술이 왜 난해하고 비판받는가에 대한 설명이다. 이 글은 현대미술의 가격표와 그림을 희화화하고 모든 현대 미술가들을 조롱하는 페북지기들을 향해 세운 날이며, 대중을 외면하고 자신들의 예술만 중시하는 예술가들을 꼬집는 글이다. 그리고 한편으로 현대미술이 무엇인지 알아보려고 마음을 막 열기 시작한 감상자들을 위한 글이기도 하며, 예술을 막 시작한 예술가들이 인간적으로 가졌으면 하는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다. 필자가 말하는 […]

더 보기
ART, 미술

현대 미술 담론 02

이 글은 현대미술이 왜 난해하고 비판받는가에 대한 설명이다. 이 글은 현대미술의 가격표와 그림을 희화화하고 모든 현대 미술가들을 조롱하는 페북지기들을 향해 세운 날이며, 대중을 외면하고 자신들의 예술만 바라보는 예술가들을 꼬집는 글이다. 그리고 한편으로 현대미술이 무엇인지 알아보려고 마음을 막 열기 시작한 감상자들을 위한 글이기도 하며, 예술을 막 시작한 예술가들이 인간적으로 가졌으면 하는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다. 필자가 말하는 […]

더 보기
ART, 미술

현대 미술 담론 01

이 글은 여는 글이다. 현대미술이 왜 난해하고 비판받는가에 대한 설명이다. 이 글은 현대미술의 가격표와 그림을 희화화하고 모든 현대 미술가들을 조롱하는 페북지기들을 향해 세운 날이며, 대중을 외면하고 자신들의 예술만을 바라보는 예술가들을 꼬집는 글이다. 한편으론 현대미술이 무엇인지 알아보려고 마음을 막 열기 시작한 감상자들을 위한 글이기도 하며, 예술을 막 시작한 예술가들이 인간적으로 가졌으면 하는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다. 필자가 […]

더 보기
ART, 공연

디바님께 부치는 편지

이 글은 서울 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했던 <아시아 디바> 전시를 보고, 느낀 점을 소설로 풀어쓴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이 편지를 당신께 드립니다. 이렇게 갑작스레 편지를 드리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고백하건대, 편지를 쓴 이유는 없습니다. 굳이 말을 늘려 보자면, 당신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세상에는 가끔 이유 없이 남겨진 것들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것은 그들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거리에 나앉은 부랑자의 시선이 […]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