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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워지는 계절

가을은 다른 계절보다 콘크리트를 빠르게 익히고, 식힌다. 인간은 항온동물이기에 이 계절에 바깥을 걸으면 지구의 온도를 델타(delta; 변화량)값으로 느낄 수 있다. 햇살은 여름보다 뜨겁지도 않지만 겨울만큼 차갑지도 않다. 집에 오는 길에 혼네와 콜드의 노래를 들었다. 우리는 매일 하루씩 죽어가고 있다. 나는 날이 좋으면 이상하게도 죽음이 떠오른다. 그리하면 아름다운 하루를 조금이라도 더 끌어안고 싶어진다. 현대 기술로는 아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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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는 되지 않는 일

출처 169개 , 292페이지, 181일째 오전 3시 17분. 그러니까, 181일 하고도 3시간 17분이 지나서야 나는 조악한 어떤 덩어리를 내놓을 수 있게 됐다. 썸네일 이미지 원본: JAFFE Database ( http://www.kasrl.org/jaffe.html ) 썸네일 이미지에 대한 원본 연구: Michael J. Lyons, Shigeru Akemastu, Miyuki Kamachi, Jiro Gyoba. Coding Facial Expressions with Gabor Wavelets, 3rd 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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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속 잡담

월세 110-180 만원 하는 주거공간이 취향이라는 단어를 걸어 속속 등장한다. 취향 운운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페이퍼 마니아이거나, 또 일부는 소비 후 합리를 찾는 사람이거나, 또 다른 일부는 마이너한 물건을 우현한 기회에 구매하여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경우다. 결국 나와 비슷한 분들을 힘들게 찾아 그들과 함께 그늘로 나왔다. 예전 동질 집단에서도 이렇게 취향 논의가 난 적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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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1월을 마감하며

두 달을 한꺼번에 눌러씁니다. 폐관 수련이 끝나면 어떤 이는 도인이, 또 어떤 사람은 괴인이 된다고 합니다. 빠른 것이 많이도 변했어요. 따뜻한 물이 담긴 유리잔 한 컵과 작게라도 편히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이 이 글에 어울립니다. 감히 적합성을 논해봅니다. 그 이유는 거대한 줄 알았던 몸이 생각보다 작다는 것을 깨달은 것과 관련이 있어요. 이제 저는 표현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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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을 마감하며

안녕 이란 말을 생각합니다. 안. 녕. 안녕이라는 말은 흥미로워요. 그것은 끝이 될 수도, 시작이 될 가능성도 충분한 말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당신께 안녕을 고했고, 다시 한 번 안녕을 건네고, 먼 곳에서 당신의 안녕을 묻습니다. 내가 물리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당신의 공간에 찾아가 인사를 건네는 모습을 잠시 상상해봅니다. 안녕이라는 단어에도 안녕을 고합니다. 어떤 단어는 가까워진 마음 거리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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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을 마감하며

개미 인간을 상상합니다. 그는 날카로운 화살촉 위에 양 발을 올리고 스프린트 자세를 취하죠. 시위는 끊어질듯 팽팽하게 당겨집니다. “팽”하는 소리와 함께 장력은 단숨에 풀어집니다. 화살은 빚이라도 갚으러 가는 사람처럼 시원하게 앞으로 뻗어납니다. 화살촉은 바람을 날카롭게 찢어발기고, 파편은 개미 인간의 머리 위로 폭포처럼 쏟아집니다. 세차게 내리치는 풍속 때문에 그는 각막이 찢어질 것만 같아요. 그렇지만 눈을 감을 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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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을 마감하며

‘앞으로 내가 사랑해야 할 커튼.’

얼마전 소셜미디어에서 읽었던 문구다. 짧은 한 마디에 나는 마음이 동했다. 문장을 옮겨적었다. ‘사랑하는 것은 받아들이는 것도 포함하는구나’ 싶어서. 나고 자란 곳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나, 타임라인 아래서 사랑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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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을 마감하며

어릴 적 나는 모든 일정을 기억하려 들었다. 메모장 하나 없이 모든 약속과 준비물을 외우려 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매번 실패했다. 준비물은 고사하고 약속이 있는지 기억조차 못하는 날도 있었다. 어떤 때는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두 가지 약속을 동시에 잡기도 했다. 여러 사람이 불편해했다. 몇 번의 작은 위기를 맞기도 했다. 다행스럽게도 큰 문제는 일어난 적이 없었다. 그렇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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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을 마감하며

늦었다. 한 달 마무리가 늦었듯, 이번 달 나는 많은 곳에 구멍이 났다. 구석구석 기름이 안 새는 곳이 없고, 삐걱삐걱 접히지 않는 곳이 없다. 그러나 희한하게도 입 밖에선 아무 말도 나지 않았다. 나는 옛 선인이 왜 입을 닫고, 눈을 감는지. 당신은 왜 무릎을 안쪽으로 접어 넣어 불편한 자세로 생각하는가를 조금은 이해할 것만 같았다. 마감하기 위해 캘린더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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