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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을 마감하며

이월의 어느 날, 아침 면도 중 턱 깨를 베였다. 면도날이 입술과 턱 사이를 횡으로 그은 것이다. 살짝 벌어진 피부 사이에서 핏방울이 솟았다. 핏물은 세면대 위로 뚝뚝하는 소리를 내더니 머리카락이 풀어지듯 곧장 하수구로 빨려 들어갔다. 연고를 발랐다. 손가락이 지나는 턱밑 깨가 쓰리다. 입술과 턱 사이에 움푹 파인 곳이 쓸렸다. 상처는 아무는 사이에 두 번이나 허물을 벗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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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을 마감하며

어떤 밤, 별이 추락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창밖으로 웅성대는 소리가 들렸다. 바깥으로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나는 깜짝 놀라 문을 열고 달려 나갔다. 무리 속에서 별이니 추락이니 수군대는 소리가 들렸다. 자세한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인파를 비집고 소리의 근원을 향해 걸어 들어갔다. 한 걸음, 두 걸음. 신발 밑창 사이로 모래 갈리는 소리가 났다. 처음 듣기에는 별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여럿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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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을 마감하며

이사를 했다. 새집은 회사보다 멀다. “별 이유 없이 회사보다 멀어지는 사람은 너 밖에 없을 게다.” 친구들이 말했다. 나는 “별 사정없으니 한 번 가본 것이다.” 웃으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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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을 마감하며

그런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이상한 느낌. 무언가 ‘좋다, 싫다’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음험한 기분. 그런 날이면 눈을 채 감기도 전에 기분에 적확한 일들이 하나둘씩 내 앞으로 픽픽 쓰러지곤 했다. 이 생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나. 삶은 참 야속하여라. 아끼는 사람이 퇴사한다. 그리고 나는 좋아하는 사람의 변화에 어색하게 무덤덤하다. 그래서 말도, 표현도 못 한다. 오늘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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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을 마감하며

9월 마지막 날, 다들 불꽃놀이는 잘 봤는지 궁금하다. 나는 그곳에 딱 두 번 갔는데, 한 번은 스물한 살때 짝사랑했던 사람과, 다른 한 번은 친구와 함께였다. 오늘은 집 안에서 펑.펑. 소리를 들었다. 기억은 참 소중하다. 초침은 현재를 지나는데, 하늘에 울려 퍼지는 소리만으로 나는 그때로 돌아간 듯 설렜다. 그러나 그때의 나를 딱히 다시 보고 싶진 않다. 나는 과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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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을 마감하며

팔월엔 낮/밤으로 키보드를 두드렸다. 많은 일이 있었다. 종류도 다양해서, 애정에 관한 것이 두 건, 글과 관련한 것이 세 건, 업무와 관련한 일이 두 건 정도 있었다. 이렇게 정리하니까 팔월은 232 인생이다. 나는 잠시 키보드에서 손을 떼고 멍하니 웃음 지었다. 나란 존재, 힘들긴 했는지 친구들을 많이 찾았다. 친구들도 나를 찾았다. 나는 속으로 ‘(내가) 어지간히 징징댔나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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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을 마감하며

바쁘게 살았고, 이렇게 계속 잘 하면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빨리 목적지에 도달할거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계속 바빠야만이 제때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포기하면 안 돼. 그래, 그렇게 나는 쉬는 일이 있어도 끝까지. 그렇지만 꼭 이렇게 말하면 징크스가 발동해서 나를 영원한 휴식기로 몰아버린다. 나는 징크스도 믿는다. 징크스가 태도로 이어진다고까지 논리를 세운다면 할 말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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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을 마감하며

어느새 4월을 마감한다. 나는 수습 직원에서 정직원이 되었고, 남의 돈을 받으며 일한다는 것이 얼마나 부담스러운 일인가를 배웠다. 또한 ‘나’라는 존재는 생각하는 것보다 부담감 때문에 피로를 느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마지막으로 존재가 지속해서 일을 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타자가 필요한가를 배웠다. “당신에게 직장은 배우기만 하는 곳인가요?” 면접 때 가장 많이 듣고 나를 당황하게 한 질문. 나는 대화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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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을 마감하며

친한 친구가 있다. 이름은 밝힐 수 없으니 김도양이라고 하자. 김도에 양을 붙인 김도양. 나는 김도양이 참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녀가 부러웠다. 그리고 네 생각이 났다. 우리에게 김도양 같은 마음의 여유와 용서가 있었다면, 어쩌면 조금은 더 오래 볼 수 있는 얼굴로 남지 않았을까. 모르겠다. 용산역 에이치 앤 엠에서 옷을 두어 벌 샀다.  사실 세 벌 샀다. 유니클로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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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을 마감하며

2월엔 드러나는 활동이 없었다. 몰래 한 것이라곤 기존 글 옮기기, 사이트 꾸미기가 전부였다. 워드프레스 기능에도 익숙해져야 하니까. 역시나 가장 큰 걱정은 ‘이 플랫폼에 반응이 올까?’하는 것이었다. 한국은 네이버 검색 유입이 어마어마하다. 때문에 네이버 블로그를 하는 것이 성장하긴 최선의 방법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네이버 블로그는 예쁘지 않다. 이것은 결정적이다.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고자 하는 컨텐츠에 곰탱이 이모티콘을 붙일 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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